Refined, not fancy

화려한, 장식적인, 극적인, 원색적인, 강렬한, 복잡한, 위압적인.

유혹적인 말이며 인위적이다.

 

세련된, 멋스러운, 인상적인, 눈에 띄는, 두드러진, 풍부한, 위엄있는.

매력적인 말이며 자연스럽다.

 

유혹적인 말의 내면에는 건축의 폭력적인 본성이 숨어있고, 자연의 언어에는 온건함의 미학이 스며있다.

두 집합의 단어를 적절하게 조합하면 디림건축이 추구하고 있는 건축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세련된, 장식적이지 않지만 멋스러운, 극적이지 않지만 인상적인, 원색적이지 않지만 눈에띄는,

강렬하지 않지만 두드러진, 복잡하지 않지만 풍부한, 위압적이지 않지만 위엄있는...

Fancy, dramatic, glaring, complicated, overwhelming.

Tempting yet factitious.

 

Refined, cool, striking, rich, prominent.

Natural yet attractive.

 

The violence of man-made structure is tempting, but nature is moderation.

Refined not fancy, Cool not dramatic, Striking not glaring, Rich not complicated, Prominent not overwhelming.

Reiteration of Concavity and Convexity: Infraposition

그동안 계획안으로 끝이 난 많은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유독 웅진백제역사문화관은 그 아쉬움이 크다. 역사문화관은 무령왕릉을 포함한 일곱기의 고분이 안장된 충청북도 공주 송산 중턱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수려한 산세를 가진 송산에 자리 잡고 있지만 대지는 산의 형상을 거스르고 이미 인공적으로 평탄해진 상태였다. 송산 고분군 앞 인공의 평지위에 우뚝 솟을 역사문화관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 속에서도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일곱기 고분의 볼록한 형상을 오목함으로 대치시키면서 내 머릿속 상상력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일곱의 고분을 위한 일곱의 공혈(孔穴)은 송산의 지형과 동화되는 건축의 겸손한 대응방식이었다.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어도 관람객들은 찬란했지만 쇄락한 백제의 역사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건축과 땅의 관계는 한쪽이 우세해서는 안 되며 서로 양보하는 겸손한 자세로 만나야 비로소 시작된다고 믿는다. 건축과 자연과의 만남 역시 같다. 건축물이 들어서기 이전과 이후의 관계는 산술적 합의 결과인 중첩이 아니라 건축과 자연의 유기적인 결합의 관계여야 한다. 위로 포개지는 것(superpose)이 아니라 아래로 포개지는 것(infrapose).

볼록함보다는 오목함을 좋아한다. 우뚝 선 조형보다는 움푹 파인 흔적이 좋다. 평지위에 도드라진 건축보다는 땅에 묻혀 조화된 건축이 항상 매력적이다. 오목함은 대지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자연스러우며 가끔은 자연이 되기도 한다. 볼록함은 땅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것을 압도하곤 한다. 그리고 땅과 종종 유리되기도 한다. 마치 물위에 떠있는 새빛둥둥섬처럼 말이다.

I prefer the concave to the convex, dented traces to lofty forms. A balanced architecture half buried in land is far more appealing than the one protruding from flat land. Concavity is directly connected with the earth, and, as such, it is natural, sometimes even becoming a part of nature. Convexity is also based on the earth, but it wants to overcome the land, and sometimes to be isolated from it, as if Sebit Island floating on the Han River

One incomplete project I still feel particular regret is in the Baekje Historical Museum. The museum was supposed to be in the middle of the Song Mountain in Gongju, where the seven tombs of the Baekje Dynasty reside. The location lay in the Song Mountain, but the land has already been artificially flattened against the shape of mountain. By counterposing the bulging shape of the seven tombs to the concavity of the ground in my mind, my imagination started to spread wings. Seven pits for seven tombs, as in moderation with nature.

I believe the relationship between architecture and the land should not be tilted towards one side, but should meet with a modest and yielding attitude. The relation before and after of a building is not a superposition as the result of arithmetic sum, but an organic combination of architecture and land: not to superpose, but to infrapose.

D·LIM architects

사무실 이름을 말할 때마다 한 번에 알아듣는 이가 많지 않다. 잘못 표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디딤, 다림, 드림이 가장 흔한 오기의 예다. 그러다 보니 쉽게 잊히지도 않는 것 같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무실 상호인 D·LIM은 Design과 나의 성姓인 LIM의 합성어이며 ‘Design & Life In Mind’라는 뜻을 가진 두문자어(Acronym)다. 건축을 디자인으로 국한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자 건축업역의 수평확장을 위한 나름대로의 초석이다.

 

모든 이들에게는 그들만이 꿈꿔왔던 각자 다른 삶이 있다. 그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마음속 그림을 끄집어내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할 일이요. 그 모양새를 이해하고, 그것을 주변과 맞추어보고, 이웃하는 그림과 나란히 세워도 보고, 그 안에 다시 일상을 그려도 보며, 그 이면의 모습까지 다듬은 것이 두 번째요. 그 삶의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우리가 하고 있는 작업의 마지막이다. 대지와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설계에 투자하는 시간만큼 그곳을 사용할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는 이유가 그러하다. 이런 작업들이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는 집을, 이웃과 함께하는 긍정적인 사회와 문화를 만들어내는, 평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축가의 역할이 아닐까?

“The difference between a good and a poor architect is that the poor architect succumbs to every temptation and the good one resists it.”

by Ludwig Wittgenstein

매번 초기 설계안을 구상하면서, 우리는 많은 유혹들에 부딪친다. 우리의 건축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여러 수단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선정적인 디자인 어휘들, 그들의 유혹에 쉽게 굴복한다면, 우리는 한낱 피상적인 스타일리스트로 전락할 것이며, 마음속의 삶을 조각하는 좋은 건축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건축일 뿐 대중과 함께하는 진정한 건축이 아니다. 디림이 ‘지속가능한’ 아마추어이고 싶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한 진리이면서도 지키기는 어려운 것은 건축이나 삶이나 다를 바는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