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 갤러리

헤이리 중심에 위치한 대지는 남으로 자연 생태늪, 북으로 크고 작은 문화시설군과 접해있다. 자연과 도시적 성향을 동시에 갖는 이중적 문맥의 경계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기존 미술관의 정형을 탈피하며 다원화된 현대사회의 다중적인 요구에 순응하기 위해 미술관이라는 타이틀마저 부정한다. 생태연못을 끼고 앉은 갤러리 ‘낫’은 안중근기념관에서 생각했던 ‘밝은전시공간’을 진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전체적으로 3개층, 5개의 레벨을 가진 스킵플로어 형식의 전시관은 다양한 전시 동선을 관람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주출입구로 들어서면 커피숍과 전시공간이 따로 구획이 없이 펼쳐진다. 투명한 외피속에 무벽(無壁)의 1층공간은 대지와 건축의 경계를 무력화시키며 건물의 후면에 위치한 연못의 전경을 즐길 수 있도록 내외부의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준다. 1층의 투명한 공간성은 2층매스를 가볍게 받쳐주는 기초이자 복합적인 미술관의 기능을 담는 그릇(container)이며 부유하는 매스아래로 남북의 다른 성격을 연결하는 숨길이 된다. 반투명의 외피로 둘러싸인 2층의 전시공간은 개폐식 벽체에 의해 균질한 빛으로 가득 찬 밝은 공간이 되기도 하고 회화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보수적인 갤러리로 대체되며 다양한 규모의 프로그램을 수용한다. 대지내의 레벨차에 순응함으로 인해, 외부에서는 효율적인 주차계획과 넓은 야외전시공간을 확보하였고 내부에서는 열린 공간 안에서 다양한 레벨과 층고를 가진 전시공간이 계획되었다. 가변적인 파티션에 의해 전시규모와 성격에 맞는 내부 레이아웃이 용이하고 이중외피 레이어의 개폐에 따라 외부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3개층에 걸쳐 5개의 레벨 위에 얹어진 전시공간은 중앙의 오픈공간을 둘러싸며 내외부를 관통하는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진다. 내외부전시공간을 엮는 ‘하나’의 매듭은 사무, 상업공간과는 분리되어 건물의 안밖을 통합시키다.